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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확진자 입원 뒤 매출 반토막 났지만 손 모자랄 때 증상 따라 나눠맡아야”

2020.02.18

지난 14일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에서는 26번째·27번째 코로나19 환자가 입원 치료를 받고 있었다.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을 운영하는 병원이 아닌데도 환자를 받은 첫 사례다.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안성병원의 사례는 한 의료기관에 환자가 쏠리지 않도록 분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걸 보여준다.두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안성병원은 재활병동이 있는 3층을 완전히 비운 뒤 간호인력 15명, 내과와 응급의학과 의사 3명을 차출해 격리병동을 운영 중이다. 이 병원은 설 연휴 직후인 지난달 27일 첫 대책회의를 열었고, 환자 입원을 대비해 네가지 시나리오로 모의대응훈련을 실시했다. 경미한 증상을 지닌 환자가 입원할 때, 음성 판정을 받은 환자가 병동을 옮길 때, 입원 중에 환자 상황이 악화돼 심폐소생술이 필요할 때, 양성 판정을 받은 뒤 국가지정 격리병원으로 이송할 때 등 각각의 상황에 맞는 지침을 만들어 그대로 실행에 옮겨본 것이다. 이후 분당서울대병원, 국군수도병원 등 인근 국가지정 격리병상 의료진을 초청해 교육도 받았다.안성병원의 임승관 원장(감염내과 전문의)은 “경기도 내 다른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이 이미 80% 이상 포화돼 있었고, 두 환자가 경미한 증상을 보여 이송이 결정됐다”고 말했다. 이송이 가능했던 것은 안성병원이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 설치 기준에 부합하는 음압병상 8개를 갖췄기 때문이었다. 모든 공공병원이 이런 시설을 갖춘 건 아니어서 임 원장은 “아주 예외적인 일”이라고 했다. 현재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을 운영하고 있는 의료기관은 모두 29곳이고, 이곳들이 운영하는 음압격리병상은 198개다.임 원장은 “선생님이 손이 모자랄 때 반장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물론 쉽게 내릴 수 있는 결정은 아니었다. 지난 9일 확진환자가 입원한 뒤 병원 매출은 급감했다. 기존 환자와 보호자들의 항의도 이어졌다. 장례식장도 이날 이후 텅 비었다.그럼에도 그는 신종 감염병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이곳처럼 국가지정 병상에 준하는 시설을 갖춘 병원이 ‘반장’ 역할을 분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중증 환자는 국가지정 병상에 배치하더라도 경증 환자는 안성병원처럼 국가지정 병상에 준하는 시설을 갖춘 병원이 맡는 식으로 역할을 나눠야 한다는 취지다. 환자 감소로 인한 의료기관의 손실과 의료진의 피로도를 최소화하는 것이 장기전에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음압병상의 병동 분리 여부, 기압 차 유지를 위해 병실과 복도 사이에 만드는 전실 유무 등을 파악해 안전도에 따라 등급을 분류해야 한다.임 원장은 “음압병상이라고 해도 모든 시설이 동일한 환경을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좋은 환경을 갖춘 음압병상 현황을 파악한 뒤 그 순서대로 병상을 분담하는 것이 환자와 의료진의 안전과도 직결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코로나19가 발생한 뒤 주요 병원의 음압병상 환경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발품을 부지런히 팔아왔다. 제대로 시설이 갖춰진 ‘A급’ 음압병상은 경기도 내에서 국가지정 격리병상에 24개, 경기도의료원(안성·수원·이천)과 성남시의료원에 20개 정도였다.